2007년 08월 15일
(문제의)D-War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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8000원 다 주고 봤으면 억울할 뻔 했네orz
물론 <용개뤼(注: 용가리)>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긴 한 것 같다. 하지만 말야, 좀더 '이무우귀(注: 이무기)'라던가 '요위쥬우(注: 여의주)'라던가 하는 소재가 있으면, 뭐랄까 좀더 뭔가 그럴싸한 게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....? 라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 없는 영화.
사실 후반부를 거의 채우고 있는 '부라퀴' 군대와 미군과의 LA시가지 전투신은, 솔직히 말해서 'CG자랑'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. 아무리 그래픽 위주의 영화라고는 하지만, 전투신을 길게 끌려면 뭔가 좀 흐름이 있고, 여러 가지 패턴이 나와야 눈이 즐거운 건데, 이건 뭐 날아다니는 애들하고 헬기의 추격전을 20분 가까이 보고 앉아 있으라니 아무리 그래픽이 화려해도 지루하지 않을 수 있나. 요즘 여기저기서 신나게 까이고 있는(그리고 이제는 반쯤 그걸 즐기고 있는 듯한) 진중권이 그랬다. "CG는 화려하나 서사구조가 허술했다"와 "서사구조는 허술했으나 CG는 화려했다"는 엄연히 다른 표현이라고. 아마 트랜스포머랑 비교하는 내용을 갖고 그랬던가. 딱 알겠다.(솔직히 이번 논쟁(?)에서 진중권이 그렇게까지 틀린 말을 하면서 우기는 죽일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)
특히 조선시대 부분.... 남녀주인공의 '신인이라고 해도 도저히 믿을 수 없는' 최악의 연기력(이부분은 정말 커버할 여지가 없다. 미국애들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)과 너무나도 어디선가 본 듯한 연출은 사실 이 영화의 급을 한참 떨어뜨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. 사실 현대 부분에서도 탐크루즈의 짝퉁 같은(후배談) 남자주인공은 보면서 좀 웃음이 나왔는데;;; 뭐 이 부분은 파고 들어가자면 한도끝도없는 데다가 그닥 의미도 없으니 그냥 넘어가야겠다.
사실 다른 무엇보다 마지막의 아리랑과 심감독의 글(....)은 아무리 생각해도 좀 아니지 싶다. 뭐 흘러가는 걸 보니 아리랑이 딱 그 장면에 맞는 음악이긴 한데.....미국 시장을 노린다며!? 설마 노래 깔리는데 "<ARIRANG>: 연인과 이별하는 슬픔을 그린 한국 민요"라고 자막이라도 넣을건지. 이부분은 너무나도ㅡ소위 '민족정서'에 호소한 부분이 크다. 미국 애들이 아리랑을 들은들 그 이별의 정서를 느낄 수 있겠는가. 심지어 설명이 없으면 한국 전통음악인지 뭔지 신경도 안 쓸 거다.
그리고 거기에 이어지는 심감독님의 글 제발 좀......-_- 그런 글은 나중에 한 15년쯤 뒤에 자서전에 쓰시던지, 뭐 홈페이지에 발표하시던지 하시지요. 이건 뭐 관객들한테 박수 구걸하는 것도 아니고... 그런 걸 영화 뒤에다가 붙여 놓으니(배경음악은 아리랑), <디워>를 까는 놈은 마치 인정머리도 애국심도 눈꼽만치고 없는 죽일놈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지 않은가. 영화 자체가 그닥 완성도가 높은 게 아니란 걸 감독 스스로도 인정하고, 황급히 "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잘 좀 봐주십쇼"라고 덧붙이는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. 심감독님, 영화 퀄리티에 자신이 없어도 자기 작품이면 좀 당당하게 구시지요.
사실 <용가리>도 그랬지만, <D-WAR>도 다른 측면으로 보면 매우 괜찮은 영화일 수도 있다ㅡ방학특선영화, 혹은 B급과 A급 사이를 왔다갔다하는, 약간은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괴수영화. 뭐 그걸로 됐지 않았냐, 억지로라도 잘 만든 영화라고 하면 되지 않겠냐고 할 수도 있을지 모른다. 하지만 심감독이 추구한 건 그런 B급영화가 아닐텐데. 자기 입으로 스티븐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와 같은 감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. 솔직히 이걸 들고 헐리우드에 가서 정면승부를 한다는 건 무모한 것 같다. 우리나라에서야 영화 외적으로 흥미로운 요소가 많은 만큼 많이들 볼 수 있지만, 과연 트랜스포머나 킹콩(2005년),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마블 히어로즈에 익숙해진 미국 관객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는 사실 좀 기대되기도 한다. 뭐 모든건 뚜껑을 따 봐야 알겠지만.
총체적인 느낌은, 딱 <스파이더맨(1편)>을 보고 난 바로 다음에 <데어데블>을 보고 났을 때와 비슷한 느낌. 혹은 극장에서 영화판 <파이널 판타지>를 보고 났을 때의 느낌. 진중권이 그렇게까지 말할 건 없지 않나ㅡ라는 생각도 들지만, 또 그가 말하는 소위 '디빠'들이 그렇게까지 눈에 쌍심지를 켜고 옹호하려 들 만한 건 결코 아니다. 메이드 인 코리아가 그렇게 좋다면 좀더 냉정하게, 더 까다로운 기준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은데...아닌가?;;
# by | 2007/08/15 11:29 | 리뷰 | 트랙백 | 덧글(1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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